[후배가 간다] 아마존이 원하는 인재는?

관리자
20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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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원하는 인재는?


멘토 : 윤정원(40회)/ 아마존웹서비스(AWS) 대표 

멘티 : 유재준(71회)/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재학 


3학년에 복학하면서 진로와 관련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던 중, 청조인의 ‘후배가 간다’ 코너 섭외를 받았다. 앞으로의 진로 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다. 

덕분에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IT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님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를 통해서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클라우드 분야의 중요성에 대해 새롭게 깨닫고 앞으로 IT업계에 종사할 사람으로서 진로를 결정하는데 어떤 것을 중점적으로 생각해야할 지에 대해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학창시절 선배님은 어떤 학생이셨습니까?

나는 학창시절 평범했다. 책 읽는 것을 참 좋아했다. 부모님이 책 사느라 정신이 없으실 만큼 독서량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문학전집의 책은 모두 다 읽었다. 중학생때부터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신문을 정독했다. 돌이켜 보면 논리적인 사고를 갖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글을 잘 쓰는 편이어서 글짓기 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았다. 

요즘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코딩교육을 많이 시킨다고 하는데, 그런 것보다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뇌의 움직임,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88올림픽 이전에 유학을 갔다. 그때는 한국 대학에서는 날마다 데모를 하는 상황이었고 전산 시스템도 좋지 않았다. 처음에는 에어로스페이스 쪽을 공부했는데 비행기 관련 수업은 없고 역학 공부만 해서 재미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유학온 다른 형이 조그만 박스를 들고 왔는데 알고 보니 직접 만든 작은 보드 컴퓨터였다. “이런 건 어디서 배울 수 있냐”고 했더니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과를 바꿨다. 앞으로 ‘컴퓨터 관련 산업이 커질 것 같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고 그 때부터 ICT관련 경력이 시작됐다. 


AWS는 어떤 곳이고 선배님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 

AWS를 말하려면 먼저 아마존을 알아야 한다. 아마존은 ‘One single company’로 다른 기업들과 달리 50여 개의 사업부문이 있지만 실제 법인이 하나다. 하나의 회사 안에 아마존 리테일, 아마존 프라임, 아마존 광고 등 여러 사업부서가 있는 것이다. 

AWS는 그중에서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일컫는다. 아마존의 매출은 리테일이 가장 많지만 영업이익은 60% 이상이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나온다. 세상에서 ‘클라우드’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만든 곳이 아마존이다. 요즘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많은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고, 요즘 각광받는 AI 기반 서비스들도 클라우드 없이는 작동하기 어렵다. 클라우드를 ‘적용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보다 ‘어떻게 쓸 것인지’, ‘어떻게 적용하고 발전시킬지’가 훨씬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내가 맡고 있는 공공사업 부문은 정부, 국방, 에너지, 교육, 병원, 연구소 등 공익성을 지닌 분야의 사업을 말한다. 공익성을 띤 비즈니스는 수익이나 단기적인 이익도 중요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서 공익에 도움을 주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에서 화성탐사 로봇 운용에 AWS의 AI와 컴퓨팅 기술을 활용한다든지 모더나 같은 제약 기업이 mRNA 기반 백신을 개발하고 AWS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단순히 기업의 이윤을 넘어선 공익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시켜 어떻게 전체의 이익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 이는 요즘 기업의 화두로 떠오른 ESG 경영과도 무관하지 않다. 아마존이 대학교에 많은 지원을 하는데, 수익은 나지 않더라도 미래의 좋은 인재들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여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아마존은 혁신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아마존만의 기업 문화와 강점은?

아마존은 ‘고객에 미쳐 있다’고 한다. AWS에서 발표하는 기술의 90% 이상이 고객이 요구한 것이다. 새로운 사업의 시작은 고객과 호흡하다 보면 고객이 원하는 것을 깊이 이해하게 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결과를 상상하고 그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것이 아마존과 다른 기업과의 가장 큰 차이점일 것이다. 

Customer Obsession(고객 집착)이라는 리더십 원칙이 있을 정도로 고객 지향적이다. 

아마존이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비즈니스를 넓혀 가는 이유도 고객이 원하는 걸 해결해 주기 위해서일 뿐이다. 

조금이라도 배송을 빨리 하기 위해 화물기를 구입해 물류 사업을 시작했고, 쇼핑 수요에 따라 특정 시기에 갑자기 몰리는 서버 폭주에 대응하기 위해 클라우드 개념을 도입했으며, 운송 비용 절감을 위해 전기트럭 사업을 하고, 아마존 프라임 고객의 혜택을 위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영화사 MGM을 인수하는 것 등이 사례로 볼 수 있겠다. 

특이하게 아마존은 파워포인트를 사용하지 않는다. 파워 포인트가 가지는 모호성 때문이다. 모든 제안서, 기획안은 6페이지 내외의 문서로 작성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서를 멋지게 꾸미고 PT를 잘하는 것보다 데이터를 잘 이해하고 글로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서작성을 못하면 회사 생활이 어렵다. 모든 조직은 팀 하나가 피자 두 판을 먹을 수 있는 인원보다 많을 수 없도록 설계되어 효율적인 소통을 강조한다. 그리고, 품질 문제가 있을 때는 누구나 긴급 중단을 지시할 수 있는 메커니즘, 이런 것들이 대표적인 아마존의 문화다. 

최근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미래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있 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격차가 확연히 벌어지고 있다. 여러 기업들이 온라인으로 전환을 많이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수평적인 기업문화와 제반 플랫폼들이 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앞으로는 코딩도 자동화가 되고 데이터 활용이 모든 사회 전반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수학, 알고리즘, 분석학 등에 기초가 없다면 미래의 핵심 인재로 성장하기 무척 힘들어질 것이다. 또한 모든 산업분야에서 1, 2등 기업 외엔 도태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리딩하는 기업의 서비스가 궁극적인 세계표준이 된다. 한국만 보고 국내시장만 지키는 사업자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 이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인생의 가치 판단기준은 초년, 중년, 장년이 각각 다를 것이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기준은 사심에 바탕을 둔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은 이익에 너무 연연할 필요는 없다. 승진, 연봉 등 작은 차이는 돌아보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직업의 기준을 ‘내 능력에 맞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느냐,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느냐’ 두 가지로 판단하면 좋겠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리더나 전문가가 될 텐데 그 때가 되면 오히려 ‘초년생 시절에 어떻게 업무 했느냐’, ‘얼마나 잘 배웠느냐’가 중요해진다. 초년생일때 다양하게 경험하고 많이 배워야 한다. 

요즘 세상이 너무 금전 위주로 바뀌고 소중한 가치관을 잃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다들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몰입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기업인도 공인이며, 사회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뭔가를 결정함에 있어 그 영향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그런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 학창시절부터 형성되어 온 가치관과 인성이다. 나는 부산고 선생님들께 사람 중심의 인본 위주 가치관을 만드는데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후배들도 자신의 주관을 확실히 가지고 인성과 가치관을 잘 갖춘 인재로 성장해 가면 좋겠다.  


정리_조철제 (44회·청조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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