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간다' 만남 속 뒷 이야기

관리자
202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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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사랑과 후배의 미래가 만나는 시간 

대담 : 이 재 훈 (32회, 청조인 편집위원장), 조철제 (44회, 청조인 편집위원·KT부장)


『청조인』이 400호 발행되는 동안, 많은 연재 시리즈들이 있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코너를 꼽으라면 < 후배가 간다>일 것이다. 이 코너는 대학 재학 중이거나 갓 졸업해서 미래를 고민하고 있 는 후배들에게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는훌륭한 선배들을 연결해 학교에서는 배우기 힘든 진로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기획되었다. 

2020년 6월호부터 실리기 시작한 <후배가 간다>는 이제 2 년을 지나며 특히 후배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만남을 주선하고 기사를 쓰며, 선·후배를 잇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조철제 편집위원(44 회)을 초대해 '후배가 간다' 코너에 숨겨진 뒷담화를 가졌다.  


<후배가 간다> 코너를 기획하게된 계기는? 

산업공학과를 나온 공돌이긴 하지만, 학창 시절 부산고 문예 반장을 지냈고, KT 홍보실에서 언론홍보 업무를 20년 가까이했으며, 아들과 함께『부자유별(父子有別)』이라는 시집도 낸 바 있는 자칭 문학소년이었다. 

오랫동안 홍보실에서 근무하다가 부서를 옮겨서 영업을 시작할 무렵에 당시 편집위원장 이었던 김강석(30회) 선배의 꼬심으로 편집위원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처음 한동안은 ‘청조포럼’에 참석해서 포럼의 내용을 정리해 싣는 게 주된 임무여서 매월 한번 포럼에 참석해 열심히 내용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당신이 ‘청조포럼’ 담당이니 박용수 청조포럼 신임 회장(23회) 초대석 인터뷰를 진행해보라”는임무를 맡게 되었다. 

당시『청조인』편집회의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회의도 하고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을 때여서 “대학생 후배를 데리고 가면 분위기가 좀 다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석호(68회) 후배를 섭외해서 데리고 갔었다. 항상 후배들에게 잘 대해 주시는 선배님이시지만 후배가 함께한 그날은 분위기도 더 좋고 선배님의 이야기도 평소보다 더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우리가 느끼기에는 별것 아닌 것 같은데도, 후배는 회사 생활과 기업 경영에 대해 들은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며 감사해 했다. 그때 ‘이거 매달 해도 괜찮겠는데’하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시작된 코너가 지금까지 2년동안 이어지게 되었다.


매월 인터뷰하고 기사 쓰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특별히 어려움이 있다면? 

선배와의 만남을 원하는 후배들과 인터뷰에 응해줄 선배님을 찾는 것이 제일 어렵다. 막상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하는 것은 2~3시간이면 충분하기에 주말을 이용하거나 반차를 내서 진행하면 된다. 하지만, 솔직히 얼굴도 모르는 25살 이상 차이가 나는 새까만 대학생 후배들에게 연락하는 일도 쉽지 않거니와후배들이 요청하는 스펙에 딱맞는 선배님들을 섭외하는 일은 더 어려웠다. 

처음 이 코너를 만들 때 "후배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니 후배들이 요청하는 선배님들을 찾아주자"는 게 콘셉트다 보니 더욱 그렇다. 기사를 재미있게 쓰려면 다양한 선배님들을 출연시켜야 하는데, 후배들의요청은 사회생활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구체적이지 않고 다양하지도 않았다. 최근 사회적 경향에 따라 IT 분야, S/W 개발, 공무원, 회계사, 변호사 등 특정직군에 편중된 경향도 있다. 

물론 가끔은 독특한 분야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긴 했었다. “혹시 영화감독 선배님이 있느냐?”라는 이야기를 들어 곽경택(38회) 선배님을 섭외하려다 실패하기도 했었지만, 탤런트나 영화배우를 만나게 해 달라는 김호영(70회) 후배에게는 배우 서정욱(54회) 동문을, 전업 투자하는 선배를 찾던 심현재(72 회) 후배에게는 업계에서 ‘남산주성(南山株星)’으로 유명한 김태석(42회) 동문을, “국정원에 근무하는 선배님을 만나면 좋겠다”라는 요청에는 국정원에서 최근 퇴직한 정상화(29회) 동문을 연결해 줬다.

25번의 인터뷰 중에서 직접 참석하지 못했던 경우가 딱 한 번있었다. 작년 12월, 양상문(32회) 동문과이도겸(73회) 후배의 만남인데, 연말이라 휴가를 내기가 어려웠고, 양동문이 부산에서 올라와서 인터뷰를 해야 하는 관계로 일정을 맞추기가 힘들었다. 이때에만 편집위원장이 대신 코디를 해주셨다.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올해 2월에는 현대회계법인 대표 곽규백(35회) 동문과 박재춘(70회) 후배의 인터뷰가 있었는데, 마치고 양중부 동창회 사무국장(49회)까지 와서 4명이 함께 즐겁게 식사까지 하고서는 다음날 사무국장과 나는 코로나에 걸려 한동안 고생하기도 했었다. 분명 함께 막걸리와 안주를 나눠 먹었는데 나머지 두 명은 멀쩡했다는 건 아직도 미스터리이다.   


이 코너를 진행하면서 느낀 보람이나 에피소드도 꽤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예전에는 동창회에 그렇게 열성적인 편이 아니었다. 대기업 홍보실에 근무하다 보니 개인적인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지만, 하늘같은 선배님들과는 막연한 거리감이 있었다. <후배가 간다>를 진행하면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선배님들과 친해지고, 거부감이 없어졌다는 거다. 웬만한 선배님들은 모두 형님이 되었고, 동창회장님, 부회장단, 청조포럼회장님, 편집위원장님, 전·현직 사무국장님, 대학생 대표 등 주요 동문들을 대부분 알게 되어 동창회 생활이 한결 편해지고, 재미있어졌다. 

보람이라고 하면, 후배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라며 고마워 할 때와 선배님들께서 ‘후배가 간다, 잘 봤다’라며 알아봐 주실 때다. 『청조인』이 발행되면 꼭 전화를 주시는 김호용(16회) 선배님부터 만날 때면 항상 격려해주시는 청조ICT 심인보(29회), 정석종(33회), 청론클럽 이유식(29회), 류일형(30회) 동문 등 여러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좋다. 

모든 인터뷰가 유익하고 뜻 깊었지만, 황창규(25회) 선배님과 인터뷰를 한 김석주(68회) 후배가 삼성에 최종 합격했던 것, 약학전문대학원을 다니는 장동민(69회) 후배를 만나기 위해 태평양제약 대표를 역임한 안원준(29회), 연세대 약대 교수이신 황성주(29회) 동문 두 분이 성균관대 수원캠퍼스까지 함께 와 주신 것, 박성진(44회) 동기와 인터뷰했던 이성윤(68회) 후배의 아버지라며 전화를 받고 보니 청론클럽에서 뵈었던 부산 MBC 사장 이희길(33회) 동문이었던 것, 윤인수(70회) 후배와의 인터뷰를 위해 문 닫힌 을지로 모두투어 사무실에서 만난 전용원(42회) 동문이 힘 빠진 목소리로 “코로나로 인해 여행사 전체가 휴업 중”이라고 하셨던 것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끝으로 부산고 선·후배님들께 하고 싶은 말은? 

나는 항상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운 좋게 부산고를 나와서 좋은 선배님들을 만났고, <후배가 간다>라는 코너를 통해 좋은 후배를 만나 좋은 선배로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매월 한 번, 인터뷰를 하는 시간은 ‘선배님들의 부고 사랑과 후배들이 꿈꾸는 미래가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내게는 ‘다른 사람의 성공 이야기를 배우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시간’이기도 하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아이디어는 사람에게서 나오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나온다’라는 말이 있다. 선후배들과 함께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내게 있어 아이디어를 얻고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배움의 시간이었다. 게다가 고민하는 젊은 누군가의 인생에 도움이 되고 동문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배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天下名門 부산고 선배님들, <후배가 간다> 섭외 요청에 흔쾌히 응해 주십시오. 선배와 후배의 연결을 통해 부산고 동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시간, 동문 모두가 하나가 되는 경험에 함께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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