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청조인_ 김헌 사단법인 김종식미술관 이사장 (15회) / 2021년 2월호

관리자
2021-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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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청조인> 김 헌 (15회, 사단법인 김종식미술관 이사장) 

전질 12권의 책으로 펴낸 장엄한 思父曲


『남장 김종식 오직 그리다』라는 책이 나왔다. 사단법인 김종식미술관 이사장인 김헌 동문(15회)이 부산의 대표 화가인 아버지 김종식 화백의 일생과 작품을 알리기 위해 펴낸 책으로 전질 12권이다. 

무사시노(武藏野) 미술학교의 전신인 일본제국미술학교 서양학과에 유학했던 김종식 화백(1918~1988)은 서양화를 우리나라에 도입하던 초창기의 화가이며, 장욱진 화백과는 일본제국미술학교에 함께 다니며 교류했고, 부산 피난시절에는 이중섭 화백과도 교류가 있었던 부산 화 단의 대표 화가이다. 


부산중학교에서 청조인과도 인연

김종식 화백은 1968년 동아대학교 교수로 부임하기 전에 부산과 경남 일원의 여러 중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쳤는데, 부산중학교에서도 재직한 적이 있어서 청조인들 중에는 직접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도 있다. 특히 김헌 이사장의 15회 동기 중에서 직접 가르침을 받았던 제자가 이번 책의 발간을 축하하는 발문을 썼다. 

『남장 김종식 오직 그리다』라는 책의 제목이 말해 주듯이 다음의 말이 김종식 화백의 예술혼을 대변하는 셈이다. “모든 예술하는 사람이 다 그러하겠지만 미술인은 그림을 그릴 뿐이오. 나는 제작을 통해서 살고 제작을 통해서 말하고 제작에 죽고 싶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전람회에 내고 안 내고는 문제가 아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기의 노작이 민족의 문화를 위하여 인류의 문화를 위하여 이바지함으로써 작가의 일은 다하는 것입니다.” 치열한 예술혼으로 오로지 작품에만 매달렸던 화가, 평생 부산에서만 활동하여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미술 외길로 살았던 국보급 예술인, 김종식 화백의 생애와 작품을 집대성하여 12권의 방대한 기록으로 남긴『남장 김종식 오직 그리다』와 같은 책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쉽게 나오기는어려울 성싶다. 

2019년 6월 11일 부산진구 연지동에 김종식미술관 을 새로 개관했다. 타계 20주년이 되던 2008년에 개관했던 제1 미술관 김종식갤 러리에 이은 제2의 미술관 이다. 미술관을 개관하면서 김헌 동문은 “부산 시민과 문화 애호가가 같은 자리에서 문화와 예술을 즐길 수 있게 하려고 제2의 미술관을 열었지요”라고 소감을 밝히며 아버지의 소중한 작품을 바탕으로 시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김종식미술관과 그림비 

더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문화와 예술을 편하게 즐기라는 마음을 담아 개관한 그의 미술관은 지금 이 시간에도 부산 시민들의 소중한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또 하나 부산 시민들에게는 기념비가 될 만한 ‘상징 자산’이 있다. 시비(詩碑)는 더러 볼 수 있지만 그림비(碑)는 찾아 보기가 어려운데, 바로 그 그림비가 부산에서는 최초로 세워 진 것이다. 

1994년 4월, 금정산 기슭의 하마(下馬) 마을에 세워진 ‘김종식 그림비’는 범어사 문화거리의 모습을 한껏 격조있게 올려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은 그의 영혼을 대신하여 움직였다. 영혼의 황홀한 전파를 손으로 전달받아 그리고 지우고 또 문질렀다. 끈적거리는 색채들은 마치 교향악처럼 울리어 놓을 줄 알았다. 잠자기 전까지 손은 멈추지 않았다. 그의 영혼이 쉬지 않은 까닭이다. 찬란한 손은 지금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 ‘김종식 그림비’에 나오는 이 시구처럼 그의 예술혼은 살아있는 동안은 물론, 타계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작품 속에서 영롱한 빛을 발하고 있다.


2,688쪽의 대하드라마 같은 책 

서두에 전질 12권이라고 했는데, 쪽수로 셈하면 본문만 2,688쪽이 된다. 김종식 화백의 생전에 펴냈던 드로잉 작품집『金鍾植』과 탄생 100주년을 맞아 2018년 부산시립미술관 에서 열렸던 ‘김종식 화백 탄생 100주년 특별전’때 선보였 던『도록(圖錄)』을 망라하고, 언론에 기고했던 글과 비평가들의 평을 두루 찾아서 게재하였다. 김종식 화백의 유화(油畵) 작품은 말할 것도 없고, 2만여 점의 드로잉 작품 중에서 1,600여 점의 대표작을 연도별로 구분하여 실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드로잉이다. 드로잉은 미술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김 화백의 드로잉 작품은 수량으로도 2만여 점이나 온전하게 보전되어 있는데다 작품성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드로잉의 팔만대장경’이라는 찬탄의 평판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드로잉과 관련된 김종식 화백의 일화는 부산의 화단(畵壇) 에서도 유명하다. 그야말로 하루도 쉬지 않고 선을 그었다는 것이다. 다방에서도 선을 그었고, 막걸리를 마시는 선술집에서 동료들이나 제자들과 어울릴 때도 드로잉을 하는 스케치 북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김종식 화백의 호 남장(南藏)은 ‘남쪽의 숨은 사람’이라는 뜻인데, 작품을 보면 ‘남쪽의 숨은 보석’이라는 의미가 더 적합해 보인다. 야수파(野獸派)의 특징이 드러난다고 하여 ‘야수의 독보(獨步)’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는데, 그는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주색의 변화를 일으키는 독창적인 화풍을 선보이며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생전에 늘 강조 했다는 그의 말을 빌리면 이렇다. “사람들은 자주 그림을 추상이다 구상이다 사실이다 하고 구분하려고 하는데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 굳이 말하라고 하면 나는 구상을 가지고 추상을 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프로모션 통해 예술가의 진면목 알릴 예정 

김헌 동문은 전질 12권의 방대한 책을 완성해놓고, 한편으로는 조금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단다. 과연 애당초의 취지대로 아버지 김종식 화백의 진면목을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신감도 여전하다. 김종식 화백의 아들이라는 입장을 떠나서라도 책에 수록된 내용이 괄목상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았지만 ‘야수의 독보’로 일컬어지는 남장 김종식 화백의 작품세계와 생애를 망라하여 촘촘하게 기록하고 있는‘보물 상자’라는 것, ‘드로잉의 팔만대장경’으로 불리는 2만여 점의 작품 중에서 대표작 1,600여 점을 엄선하여 수록했다는 것, 구상과 추상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유화 작품을 통해 표현의 신세계와 예술의 경이로움을 맛볼 수 있다는 것, 평생동안 오직 그리고 또 그리면서 보석 같은 작품을 남긴 한 예술가의 고고한 예술혼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명품 도서의 소장 가치, 미술 소질과 역량의 계발 가치, 전대미문의 표현 신세계 체험과 감성 지수 확장 가치를 보장한다고 김헌 동문은 강조한다. 『남장 김종식 오직 그리다』는 2월까지 클라우드 펀딩과 홍보 이벤트 등 특별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3월부터는 서점에 서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재욱 | 27회·청조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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