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 허리통증 수술이 답일까?

부산중•고 재경동창회 사무국
202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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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통증, 수술이 답일까?

최기록(39회 · KBS 심의실 심의위원)

허리 통증, 즉 요통은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10명 중 8명은 전 생애 동안 한 번 이상의 허리 통증을 경험한다고 한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약 800억 건의 의료 이용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이 흔히 걸리는 질병 중 2위는 당뇨병, 1위는 요통이 꼽혔다. 척추 질환으로 통증이 악화되면 걷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는데, 어느 시점이 되면 많은 척추질환 환자들이 이 질문과 마주치게 된다. “척추 수술을 받아야 할까?” 이번에는 척추 수술 그리고 척추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환자들은 어떻게 고통받을까?

올해 70대 중반의 김영희 씨는 허리가 앞으로 굽어 걷는 게 힘들어졌다. 오래 걸으면 아프고, 무엇보다 눈에 띄게 구부러진 등이 신경 쓰인다. 허리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지지만, 그녀는 척추 수술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최근 들어 척추관 협착증 수술한 사람이 있는데, 수술하면 좀 편해질 줄 알았더니 계속 아프대요. 그래서 제가 좀 고민이 많아요. 이렇게 허리 구부리고 밖에 다니면 조금 창피하기도 하고, 꼿꼿하게 걷고 싶은데, 수술하는 건 겁이 좀 나네요” 

허리 통증으로 고통받는 또 다른 환자는 김경옥 씨다. 그녀는 농사를 짓는데, 절뚝이며 걷는 모습은 첫눈에도 안쓰러움을 자아낼 정도이다. “통증이 허리에서 아래쪽으로 내려가요. 당기면서 아파요. 이건 매일 아픈 건 아니고요. 일을 심하게 한다든지 하면 아파요. 걷는 것도 불편하고, 나는 똑바로 걷는데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자꾸 다리를 전다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왜 수면제를 먹냐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사람들한테 상처를 받아 우울증이 왔어요” 몸이 아픈 것도 괴로웠지만, 그녀는 마음의 상처로 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김경옥 씨와 김영희 씨의 허리와 다리엔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


척추 수술, 해야 할까?

우선 김경옥 씨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강남 세브란스 병원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했다. 

진동규 신경외과 교수는 김경옥 씨에게 전방 전위증이 있다고 했다.

“환자분은 아주 어릴 때부터 척추 분리증이라는 병이 있었습니다. 요추 4번과 요추 5번을 연결해 주는 고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환자는 아주 어릴 때부터 4번 뼈의 연결 고리가 끊어져 있는 척추 분리증이 있고요. 5번도 척추 분리증입니다. 그래서 4번, 5번에 척추 분리증이 있는 상황이고, 특히 5번은 척추뼈가 이렇게 어긋나 있어요. 이거를 우리가 전방 전위증이라 합니다” 

<자료 출처: 국민건강보험 매거진 ‘건강 IN’ 2017.9월호>

뼈와 뼈를 잇는 관절 돌기가 손상되거나 척추 관절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면 척추뼈가 정상보다 앞쪽으로 밀려 나올 수 있다. 아래 뼈를 기준으로 위 뼈가 앞으로 나오면 전방 전위증이라 한다. 단어를 보면 척추가 앞으로(전방) 위치가 바뀌어서(전위) 아픈 병(증)이라는 뜻이다. 김경옥 씨가 걷는 게 불편했던 원인도 척추에 있었다. 


“어릴 때부터 척추 분리증이 있었는데, 몸이 점점 노화되면서 디스크가 나빠진 거고, 척추뼈와 뼈가 약간씩 어긋난 거예요. 척추는 사람 몸의 대들보인데, 이 대들보가 흔들흔들하면서 뼈가 어긋났으니 당연히 허리가 아프시겠죠. 환자분 왼쪽 다리가 아픈 것은 MRI를 찍으면 분명히 왼쪽으로 디스크가 조금 더 심하게 신경을 누르고 있을 겁니다.”

김경옥 씨는 수술해야 할까? 그러나 진동규 교수는 수술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이런 불편함은 수술 말고는 해결 방안이 없지만 오늘 처음 만났거든요. 처음 만난 상태에서 수술이라는 것을 성급하게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은 세월이 지나면 다 적응해 나갑니다. 환자분도 지난 60년간 이 병을 가지고 잘 적응하면서 살아왔던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 적응이 깨지는 순간에 수술하는 것이고요. 좀 더 약도 먹어 보고, 또 물리 치료도 받아 보고 필요하면 허리에 통증 주사도 맞고, 요즘 시술이라는 것이 결국은 통증 주사거든요 이런 시술이라는 것도 필요하다면 해보고 나서 ‘나 견딜만합니다’ 그러면 저랑 관리하면서, 몇 달에 한 번씩 만나면서 그렇게 쭉 이어 나가다 ‘이제는 도저히 못 참겠어요’ 저는 우리 환자분이 이렇게 ‘수술해 주세요’ 할 때 수술할 것입니다” 

진동규 교수는 왜 수술을 권하지 않는 것일까?

“김경옥 환자는 척추뼈에 불안정증이 있고, 전방 전위증이 있으므로 수술한다면 유합술이라는 것을 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이 유합술 이후에 환자 나이가 63세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추세로 보면 김경옥 환자는 30년을 더 살아야 됩니다. 그러면 30년을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이고, 그중 하나 예견되는 것이 척추 유합술을 한 이후, 유합술 한 부분에서는 디스크가 재발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수술 부위가 고정돼 있으니까 살아가면서 그 위 그러니까 요추 3번 뼈, 2번 뼈가 일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러면 거기의 노화가 조금 빨라집니다. 그러면 그때 다시 재수술이 필요한 때도 있죠”


척추 수술의 장단점

허리뼈는 5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뼈와 뼈 사이에는 충격을 흡수하는 연골 조직, 디스크가 있다. 척추 유합술은 어긋나거나 구부러진 척추뼈에 나사못과 금속 봉을 삽입해 문제가 된 척추뼈를 강제로 바로 세우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부위의 척추는 우선 펴지지만, 나머지 척추엔 무리가 가게 된다. 그래서 나중에 다시 척추 수술을 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척추 수술의 부작용은 이것만이 아니다. 김경현 강남세브란스 신경외과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수술 이후에 수술하게 되면 잃어버리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바닥에 똑바로 앉아서 양반다리를 하기가 어렵고, 본인이 양말을 혼자 신거나 용변을 닦는다거나 하는 일들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집니다. 수술하고 나면 그렇습니다. 척추를 똑바로 세워줄 수 있는데 완전히 허리를 굽히는 능력은 상실하게 되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잃어버리는 삶의 질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허리에 통증을 느끼는 김영희 씨는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 그녀가 들은 이야기도 김경희 씨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았다. 엑스레이나 MRI로 영상 검사를 한 뒤, 박세준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설명해 준다.

“이 뼈와 뼈 사이에 받치고 있는, 디스크라고 하는 물렁뼈 연골 부분이 여기 즉 흉추 12번부터 요추 3, 4번까지 다 이렇게 닳아있는 그런 상태가 되어있고, 전반적으로 보시면 척추가 등 쪽에서 시작해서 허리 쪽으로 이행되는 이 부위에서 등 뒤쪽으로 구부정한 후만 변형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척추뼈는, 뼈가 있고 뼈와 뼈 사이 쿠션 역할 해주는 디스크라는 연골 조직이 있지 않습니까. 뼈와 뼈 사이 연골조직이 모두 다 좁아져 있어요. 보시면 연골이 일단 닳은 거예요. 척추뼈 높이만 낮아지는 것이 아니고 낮아질 때 앞쪽으로 구부정하면서 낮아집니다. 그래서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허리가 굽게 되고요" 즉시 환자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박세준 교수가 즉시 수술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전체의 커브를 바꿔주는 수술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많이 큰 수술이 됩니다. 척추를 나사로 고정해서 억지로 펴놓는 것이기 때문에 수술 시간도 길어지고 회복 과정도 길 수 있고 여러 마디가 고정되니까 허리를 구부려서 생활하는 자세라든가 동작이 조금 불편해질 수 있어요” 

허리 통증이 당장 해결되진 않지만, 환자들은 수술을 당장 안 해도 된다는 얘기에 안심하게 된다. 허리 통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진동규 교수의 설명을 한 번 더 들어보자. “예를 들면 암이 있어요. 척추에도 종양이 있고 암이 있거든요. 척추에 암이 있다면 그건 암 수술을 해야 하겠죠. 종양을 제거해야만 내 생명이 유지가 될 것 아닙니까. 그런데 척추 퇴행성 디스크의 병변은 암과 염증에 대한 병이 아니라, 통증에 대한 병이에요 그런데 그 통증이 내 삶에 지장이 있다면 수술하는 것이고 병은 있지만, 통증이 심하지 않아서 견딜만하다면 척추 수술을 받기보다는 가지고 살아가시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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