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간다] 고난과 난관이 나를 성장시킨다

사무국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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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난관이 나를 성장시킨다


Mentor : 박기완(42회·공군 소장, 공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장)

Mentee : 조우성(71회·공군사관학교 졸업, 공군 소위)

※ 이번 <후배가 간다> 인터뷰는 지방에 근무하는 선·후배 간 일정이 맞지 않아, 서면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동문 선·후배님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Q. 학창 시절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군사관학교를 지원한 계기는? 

학창 시절의 나는 그저 친구를 좋아하고,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내가 공군사관학교에 갈 때는 학력고사(수능)는 보지 않고, 영어, 수학, 국어, 윤리 이 네 과목만 시험을 봤기 때문에 그 과목들만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덕분에 남들보다는 좀 더 여유 있는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어울려 다니며 가끔 사고도 치곤 했다. 담임 선생님은 이런 나를 사관학교 갈만한 학생이 아니라고 생각하셨고, 일반대학으로 진학하라고 설득하셨다. 대입 원서 쓸 시기에 공군사관학교 원서를 사 와서 써달라고 했더니 1시간이 넘도록 원서를 안 써주고, 시간을 끄셨다. 교무실에서 원서를 써달라고 버티며 떼쓰던 기억이 난다. 

공사를 지원한 계기는 중3 때 큰 누나가 공사를 졸업한 공군 대위와 결혼해 자형의 권유가 크게 작용했다. 또 내가 대학에 갈 무렵 누나들과 형이 모두 대학원과 대학에 다녀서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이 크기도 해서 사관학교를 가서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Q. 훌륭한 리더, 훌륭한 군인이 되기 위한 덕목은?

훌륭한 리더는 부하들이 자기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리더가 아닐까 생각한다. 혼자 똑똑하고 혼자 잘난 사람들은 많겠지만, 군인은 개인의 재능보다는 조직을 잘 이끌어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군에서의 인간관계는 수평적으로나 수직적으로도 사회보다는 조금 더 밀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사회보다는 좀 더 다양한 측면에서 평가를 받게 된다. 사회생활 대부분의 어려움이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은 별 차이가 없지만, 군은 수직적인 지위에서 비롯되는 어려움이 사회보다 크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많은 직업군인들이 여기에서 어려움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끈기가 필요하다. 나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 보다, 내가 할 일을 묵묵하고 끈기 있게 하면서 어려운 일을 내가 먼저 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후배들에게 “맷집을 키우라”고 자주 조언하는데, 사회생활, 군대 생활을 하다 보면 어려움을 견디고 버텨 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Q. 군 생활 중 부딪치는 난관이나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사실 그 당시에나 어렵지, 시간이 흘러 돌이켜보면 웃으면서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나를 성장시킨다. 그만큼 맷집이 생긴다. 어려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집중하고 또 집중해서 그 일에 빠져들다 보면 문제가 해결되고, 조금 더 탄탄한 모습으로 성장하게 된다. 어렵더라도 문제의 중심에 뛰어들고, 몸으로 부딪치며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Q. 공군 조종사로서의 특별한 마음가짐이 있다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소위는 장교로서 첫발을 내딛는 모습이지만, 공군 조종사는 비행훈련을 시작하는 학생 조종사의 신분으로 장교 생활을 시작해야 한다. 학생 조종사는 비행을 처음 배우는 신분으로 장교보다는 훈련생이라는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 우리는 비행기 조종을 영상이나 각종 매체를 통해 멋지게만 봐왔지만, 실제 비행은 살아오면서 가장 힘든 일을 하는 것이라 느껴질 것이다. 그만큼 전투기를 조종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공부해야 하는 것도 많고, 훈련 과정도 매우 어렵다. 중간에 도태되는 동기들도 많이 생기게 된다. 

때문에 많은 교범과 관련 서적을 연구하고, 선배들의 경험을 보고 따라 하면서 나의 기량을 쌓아 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사람은 3차원의 공간으로 이동하는 순간 자신의 감각과 지각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말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훈련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교관에게 배우고 동료들과 함께하면서 조금씩 체득하게 될 것이다. 항상 배우려는 마음과 겸손한 자세로 비행해야 한다.

또, 비행 시 발생하는 위험 요소는 내 목숨뿐 아니라 동료의 목숨, 더 크게는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비행 안전이 항상 최우선되어야 한다. 


Q.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군사관학교는 군인, 장교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직업 조종사를 양성하는 학교가 아니다. 군인이 되고 싶은 사람이 와야지, 직업 조종사를 하겠다고 와서는 안 된다. 군인을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마음가짐이 부족해서 안 된다. 군인으로서 전투 조종사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멋으로 생각하고, 직장으로 생각하고 선택하기에는 쉽지 않은 길이다. 탑건 영화에 나오는 매버릭이 멋있어서 조종사가 되려고 한다면 중간에 포기하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참군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선택해야 한다.

사회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은 어렵고 힘든 시기는 반드시 지나간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지금 하는 노력은 미래의 자신에게 반드시 이롭게 작용한다. 다만, 힘들 때는 억지로 애쓰지 마라. 때로는 잠시 쉬어 가는 여유가 더욱 큰 추진력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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