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 탄수화물과 지방, 다이어트의 적은 무엇인가?

부산중•고 재경동창회 사무국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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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KBS <생로병사의 비밀> 2021년 2월 3일 수 방송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탄수화물과 지방, 다이어트의 적은 무엇인가?

최기록(39회 KBS · 심의실 심의위원)


조선의 왕들 대부분은 비만이었던 걸로 알려져 있는데, 그 대표주자가 세종대왕이다. 세종대왕은 육식을 무척이나 좋아해, 세종실록에는 ‘전하께서 평소 육식이 아니면 수라를 드시지 못하셨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영국에도 식습관으로 유명한 위인이 한 명 있는데 바로 윈스턴 처칠이다. 소문난 대식가였던 처칠의 아침 식단은 씨리얼, 스프 한 접시, 계란 네 개, 베이컨 다섯 조각, 구운 고기 두 조각, 토스트 네 조각, 치즈, 홍차였다고 한다. 

세종대왕은 당뇨로 고생했고, 처칠은 뇌졸중에 걸려왼쪽 몸이 완전히 마비되기까지 했다. 세종대왕과 처칠이 그렇게도 좋아했던 기름진 고기와 과식은 만병의 근원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날씬한 몸매를 향한 욕구, 다이어트 열풍을 타고 거꾸로 가는 다이어트가 등장했다. 기름진 음식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이른바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다. 

탄수화물과 지방을 둘러싼 다이어트 논쟁. 건강한 식단, 이상적인 식단의 조건을 알아보자.


최광열 씨가 가장 좋아하는 고기는 삼겹살이다. 삼겹살을 살 때는 ‘지방 많은 부위’를 사고, 삼겹살이 지겨우면 기름기 많은 차돌박이를 산다. 이렇게 고기 먹을 때 주의할 점은 탄수화물을 적게 먹거나 안 먹는 것이다.

“일단 저탄고지 하려면 당이 최대한 없어야 해요. 당이 없어야 하고 그다음 단백질보다 지방이 더 많아야 해요. 포화지방 같은 건 상관없는데, 일단은 지방 많은 걸로 해요”

1년 3개월간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해온 최광열 씨는 고지방식을 할 때 육류나 생선을 기름에 볶는 요리법을 쓴다. 아보카도유와 올리브유 모두 기름이지만 버터까지 사용한다.

대신 식탁 위에 밥은 꼭 차리지 않는다. 탄수화물은 전체 식사량의 10~20%로 제한하는 것. 이렇게 한 결과 48인치였던 허리는 32인치로 줄었다. 확실한 체중감량의 효과. 최광열 씨가 저탄고지를 하는 이유다.

 

이연실 씨는 먹으면서 살 빼는 다이어트를 한다고 믿고 있다. 9개월째 시도 중인 저탄고지 다이어트. 그녀가 냉장고에서 기름기 많은 버터를 꺼낸다. 오늘의 식단은 사골삼겹탕. 지방 량을 늘리기 위해 버터를 넣고 삼겹살을 볶는다. 돼지기름의 느끼한 맛은 고춧가루로 잡고, 다양한 채소를 넣어 국물 요리를 만든다.

“우리가 보통 삼겹살 하면 돼지기름이 빠지잖아요. 이 기름도 다 먹는 거예요. 사골국물이랑 같이해서 다 먹는 거예요.” 충격적인 돼지기름 국물! 그러나 그녀가 이렇게까지 먹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체중감량.

“처음에 이 옷이 몸에 끼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헐렁헐렁해요. 그동안 뺀 게 15kg, 16kg 정도 됩니다.”


제작진은 두 사람과 함께 동국대 일산병원을 찾았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와 영양사에게 두 사람의 식단 분석을 요청했다. 

먼저 영양사의 얘기를 들어보자. “오믈렛 만드실 때 들어가는 계란 그리고 치즈 생크림 이런 것들이 전체 단백질 섭취도 높이지만 지방도 많이 높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한 끼 전체를 봤을 때 약 500 중반 정도 되는 칼로리를 드셨어요.”  

오상우 가정의학과 교수는 두 사람의 섭취 칼로리 양이 낮았다고 말한다.

“공통으로 먹는 칼로리를 보면 칼로리가 좀 낮아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게 2,000칼로리인데, 그것보다 500칼로리 내외 줄여서 드셨거든요. 그래서 저탄고지 효과보다는 칼로리가 줄었기 때문에 살이 좀 빠졌다..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 교수는 체중감량에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말한다.

“ 그다음 두 번째는 뇌 같은 데는 반드시 탄수화물을 써야 하는데요, 포도당을 만들어 써야 하거든요. 근데 그걸 못 만드니까 즉 탄수화물이 안 들어오니까, 몸에 비슷한 걸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케톤체’라는 겁니다. ‘케톤체’라는 게 그냥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우리 몸의 단백질이나 지방을 분해해서 만들어지는데 근육이 빠지니까 몸무게가 준 것으로 착각하는 거죠. 그 두 가지가 체중감량의 주원인입니다.”

분석 결과, 두 사람의 체중감량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과거의 식습관을 바꿨는데, 빵 같은 밀가루 음식과 콜라, 사이다 같은 음료를 줄인 것. 흔히 나쁜 탄수화물이라 불리는 단순당을 끊었던 것도 변화를 가져온 이유 중 하나였다. 


혈관 건강을 해치는 저탄고지의 또 다른 부작용

제작진은 저탄고지의 부작용을 알아보기 위해 참가자를 모집, 열흘 동안의 저탄고지 식단 실험에 들어갔다. 이 식단에 도전한 두 명의 참가자는 모두 비만이나 과체중을 걱정하고 있었다. 기름기가 느끼해서 한 명은 중도 탈락, 남은 한 명은 결국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3kg이 빠진 것. 그런데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하정훈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나쁜 콜레스테롤 중에서 가장 나쁜 콜레스테롤, 가장 입자가 작고 탄탄해서 혈관을 침투하기가 용이한 가장 나쁜 정예부대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그런 수치 중 아포지질단백질(ApoliPO protein B)라는 게 있어요. 이 수치 역시 정상보다 높아져 있는 상태, 141이기 때문에 뭔가 혈관 건강이 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작진은 저탄고지가 혈관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오랜 기간 저탄고지를 해 온 조규영 사례자를 병원에 데려갔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하자 결과는 역시 좋지 않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윤영원 교수의 이야기다.

“저탄고지 식사를 5년간 해오셨다 해서 콜레스테롤이 높지 않을까 우려했었는데요, 실제 보니 콜레스테롤이 꽤 높거든요. 총 콜레스테롤은 254이고 그다음 몸에 좋지 않다는 LDL 콜레스테롤이 174가 나왔어요. 이제 마흔이신데, 마흔 되신 나이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거예요. 어떻게 보면 저탄고지하는 사람들 콜레스테롤 수치에 대해 의사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많아요. 

키토제닉(저탄고지) 다이어트를 하면 심장에 좋다 나쁘다 논란이 많은 이유는 심혈관계에 영향을 주는 동맥경화라는 것이 적어도 10년, 20년 이렇게 긴 기간 평가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사실 최근 주목을 받지만 10년, 20년 동안 하신 분들은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혈관 건강이 가장 논란이 되지만,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장기간의 실험 결과 논문 역시 거의 없다. 

하지만 ‘지방과 사망률의 관계’는 지방식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되고 있다. 미국 영영 건강 조사에서 52만 1,120명을 16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것을 분석한 결과, 포화지방산, 동물성 단일불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산 섭취는 높은 사망률과 깊은 관계가 있었던 것. 

5:3:2 건강을 지키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황금비율

난 2021년 영양에 관한 중요 논문이 한 편 발표됐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섭취와 한국인의 사망률과’의 연관성을 밝힌 것으로, 이 연구는 사망원인 정보와 연계해서 국민 건강 영양 조사 참가자 4만 2,192명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단백질 섭취 비율과 사망률 사이에는 유의한 연관성이 없는 반면, 탄수화물은 50~60%, 지방은 30~40%를 섭취한 사람들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탄수화물과 지방 모두 과도하게 많이 먹거나 적게 먹으면 사망률이 증가했다.

가장 좋은 것은 탄수화물 5, 지방 3, 단백질 2의 비율로 식사하는 것. 이런 구성에 가장 가까운 식단이 ‘지중해식 식단’이다. 이지원 당시 강남세브란스 가정의학과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지중해 식단은 불포화 지방을 섭취하고 복합탄수화물을 섭취하면서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단순당은 안 먹기 때문에 식이섬유, 폴리페놀, 항산화 성분, 비타민, 미네랄, 이런 것이 충분히 들어있기 때문에요. 몸에서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고 항산화 반응이 있어서 모든 만성질환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럼, 일반 한식과 지중해 식단은 어떻게 다를까. 김형미 당시 연세대학교 생활환경대학원 임상영양 객원 교수의 설명이다.

“저희는 밥양을 줄여요. 우리가 밥 한 그릇을 먹게 되면요 한 그릇이 보통 300칼로리가 나와요. 210g인데, 거기서 저희가 2분의 1인 140g 정도 내지 100g 정도를 줄였어요. 여기 채소도 많이 넣어서 섬유소를 포함했고, 또 지방량을 높이면 이 지방  자체가 몸에 들어가서 소화를 느리게 해요. 그래서 포만감이 오래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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